세례요한이 잉태될 때부터 그의 역할은 정해져 있었다. 그는 “주의 길을 예비하고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그는 항상 “내 뒤에 오실 이가 나보다 더 위대하다”고 하면서 백성들이 예수님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막1장). 그리고 스스로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라고 하면서, “회개하라”고 외쳤다(막1:4). 이것이 바로 세례요한이 맡은 사명이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회개”이다. 죄인임을 자각하고 생각과 마음을 깨끗하게 했을 때에 비로소 예수님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례요한이 베푼 세례는 예수님을 영접하기 위한 “회개”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세례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오늘날의 세례에서 이전의 죄(원죄 포함)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것은, 세례요한이 베푼 세례와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즉, 예수님을 육으로 맞이할 때(세례요한의 때)나 영으로 맞이할 때(예수님 부활 이후 오늘날)나,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회개”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세례요한의 세례를 통해서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 또는 하나님과 동일”하다는 것만 믿고 고백하면 되었으나, 오늘날의 세례를 통해서는, 여기에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믿는다는 고백이 더해진다. 세례요한이 물로 세례를 줄 때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있기 전이었기 때문에,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 이땅에 오셨다는 것만을 믿으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목격한 이후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의미하는 바(복음)를 믿고 모든 사람 앞에서 시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은 “물과 성령”으로 세례 받아야 한다. 즉, 요한의 물세례(회개)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성령세례(복음)가 모두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세례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