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오(無誤)”라는 단어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誤(그릇됨, 잘못, 거짓, 틀림…)가 없다(無)“라는 뜻이다. 따라서 성경이 무오하다는 말은 “성경은, 그릇되거나 잘못되거나 거짓이거나 틀린 것이 없다”라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정확한 의미를 요구하게 된다. 과연 얼마만큼 誤가 없다는 말인가? 이에 대한 해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진다. 절대적 무오설, 완전 무오설, 제한적 무오설…
먼저, 절대적 무오설은 성경의 모든 내용에 절대적으로 전혀 오류가 없다는 해석이다. 설령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아주 세부적인 내용일지라도 절대로 오류가 없다는 것이다. 숫자 하나 하나까지도 의미를 부여하며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한편, 완전 무오설은 본질적인 면에서는 절대적 무오설과 동일하나,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언급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아주 다르다. 완전 무오설의 입장에서는 이것들을 현상적인 차원으로 이해한다. 즉, 사람들의 눈에 보여지는 대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수치나 단어 선택이 절대적으로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닐지 모르나,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의미는 명확한 진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떠한 수치가 정확하게 34678이지만 기록하는 사람이 이것을35000이라며 대략적인 수를 적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분량이라는 것은 명백히 진실인 것이다.
제한적 무오설은 성경의 큰 줄기와 흐름에 대해서는 오류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기록 당시의 상황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자가 살던 시대의 한계 때문에 그들의 일반적인 지식을 초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록했으며, 그로 인해서 과학과 역사적 사실에는 오류들이 많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오랫동안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논쟁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신념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을 의심하는 만큼 하나님을 의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 무오설을 지지한다. 잘 알려진 신학자인 웨인 그루뎀 역시 그의 저서(2009, p118)에서 “성경 원문은, 사실과 반대되는 그 어느 것도 주장하지 않는다.”라며 완전 무오설을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그는 이 말을 다시 풀어서 아래 세 문장으로 표현했다.
1) 성경은 무오하나, 일상적인 인간의 언어로 되어 있다.
2) 성경은 무오하나, 자유로운 인용을 포함할 수 있다.
3) 성경에 특이한 어구가 있다고 해서 무오성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